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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님을 오랫동안 좋아한 독자입니다. 한동안 한강님의 글에 빠져서 몸이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는 밤을 새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요함과 사색을 즐기는 계절, 작가 한강님의 책을 꺼내서 다시 읽어봅니다. 목소리도 조근조근 아름다우시죠. 언제 한 번쯤 꼭 뵙고픈 작가 한강님의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소설 흰,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시집입니다.
한강 작가님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시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는 [괜찮아]입니다. 유년의 작가가 느꼈을 감정들이 잘 담긴 듯합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왜 그래”라는 질문을 반복합니다. 아이는 끊임없이 울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무심코 “괜찮아”라는 말을 건넵니다.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울음을 멈춥니다. 왜 그래,가 아닌 괜찮아. 다독이는 말 괜찮아.로 작가는 우리 모두를 위로합니다.
한강,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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